11월을 앞 두고 있는 가을. 전어와 대하의 계절이 아쉽게도 지나가나 봅니다만, 또 다른 해산물의 제철이 시작되니 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되겠죠? 남당리하면 대하와 전어가 유명한 지역, 그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거리(차로 10분 정도?)에 천북이란 지역이 있으니 이미 천북 굴단지로 널리 알려진 지역입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굴의 계절이라 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없진 않고 본격적인 굴 축제가 시작되진 않았으나 통통하게 살이 오른 굴을 즐기기에 충분하지요.
양식굴은 이렇게 크고 토실토실하나 생굴은 그 크기가 자잘하답니다.
11월 초부터 본격적인 굴의 계절을 자랑하는 천북의 10월 마지막 주의 모습입니다.
바로 앞에 넓은 뻘이 생기므로 이렇듯 할머니들이 빨간, 파란 대야를 허리춤에 끼고 생굴 잡이에 나섭니다.
생굴은 오후 1시에나 따 오신다는 아쉬운 한마디에 아침부터의 나들이에 굴회는 포기, 하지만 가게들마다 큼직한 양식 굴이 이렇게 많이 산 처럼 쌓여 있는데 아직 이른 실망은 금물입니다. 굴 구이로는 생굴이 아닌 이러한 양식을 쓰죠. 그래야 워낙 작아 금새 말라버리지 않은, 구이로 인해 굴의 즙까지 흠뻑 들이 마실 수 있는 즐거운 굴 구이가 가능한 것이지요. 하여간에 굴구이는 2만5천원으로 빨간 다라 한 바가지가 나온답니다.
양식굴이라고 단지 굴구이로만 쓰이겠습니까? 이렇게 굴을 까서 오늘 제가 맛나게 먹어 줄 굴밥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죠~^^*
그 많은 굴집들 중 걍 찍었습니다. 어딜가나 질 좋은 굴을 접하심은 문제가 없겠으나 당근 조리 솜씨의 차는 있겠죠? 지난 번 만나굴집의 칼국수, 그리고 이 집의 굴밥은 굳이 임의로 찍은 집이라고 하기에 거시기(?)할 정도로 충분히 맛을 살려 내시는 집들입니다. 내부는 굴 구이가 편리하도록 각 테이블에 가스 시설과 철판은 기본입니다.
대부분이 싯가인 가격표가 맘에 들진 않으나 그렇다고 축제가 있다고 높은 가격은 부르지들 않는다 하십니다. 그러니 걱정 놓으셈!
저희가 주문한 것은 굴밥 2인분과 약간의 굴구이 맛보기. 우선 굴구이 맛부터 볼까요~
가스 불에 후끈 얼굴에 열기가 달아 오르는 순간을 느끼기 무섭게 껍질 째인 굴을 쏟아 붓고 가십니다. 굴구이는 굴 껍질이나 그 위의 흙 따위가 탁탁~ 튀어 오르므로 앞 치마 잊지 마시고 아래의 목장갑과 두꺼운 스테이크용 칼은 필수입니다.
사실 왼손에만 끼어도 충분합니다.(왼손 잡이는 오른 쪽)
물론 구워지며 입을 헤~ 벌리는 굴들도 있지만 안 그런 넘들도 많거든요. 우선 헤~ 벌린 넘들부터 처리해줍니다. 안 그러면 국물없이 밋밋한 굴을 드셔야 할지도~ 우선 벌어지며 국물이 사정없이 끓고 있을때 그 넘을 집어들고 빼 먹습니다.
어떤 놈은 게가 들어 있기도 하고, 껍질이 터져 파편이 널부러져 있기도 하지만 그냥 툭툭~ 털어 먹으면 역시나 최고의 맛입니다. 바닷물 덕에 아주 약간 짭잘한 간을 내 주기도 하니 그야말로 싱싱하기만 하면 됩니다.
워낙에 알들이 큰지라 몇개 먹지 않았지만 벌써 든든합니다. 이거 큰 일이네요, 굴밥에 커피 한잔 마시고 오후 1시 이후에 굴회까지 먹을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계획 급변경. 굴회는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까봐요~ 그래도 굴밥은 꼭 먹어줘야 겠습니다! 우선 반찬부터~
굴밥 2인분에 맛깔스런 반찬들 푸짐히 내 주십니다. 사실 반찬들 맛도 괜찮았습죠.
솥이 개인별로 나오지 않는다고 삐지지 마세요~ 버섯, 콩나물, 당근, 김과 굴, 밥으로 훌륭하고 양도 결코 적지 않게 2인용 솥에 저희가 굴구이를 즐기고 있는 동안 조리되어 나오고, 개인 사발로 옮겨집니다.
토실토실한 굴이 유난히도 빛에 환하게 반사되어 더 하얗게 보입니다. 굴밥에 고추장 넣어 비비시는 것보단 역시 간장양념이 제격이지요. 굴의 맛을 더 잘 살리는궁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게다가 향긋한 냄새가 식당 가득 퍼지는 달래간장이라면 게임 끝입니다~ 그냥 밥에만 비벼 드셔도 훌륭한 음식으로 거듭나지요~
한 수저만으로도 입 안 가득 퍼지는 굴의 싱그러움과 달래의 향에 취해 마냥 행복하답니다.
더군다나 굴밥과 함께 나오는 정체불명의 이 국물이야말로 해장용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를 실감케 합니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처럼 시원하고 간에 딱~맞는 국물을 만들어 주시다뇨! 새우는 대하철이 지나면 빠지겠죠?
달래간장에 오이채까지~ 고추 장아찌를 곁들여 먹는 굴밥 맛은 이루 형용할 수 없습니다.
역시나 굴회는 다음을 기약하며 단돈 12,000원만으로 둘이서 행복한 만찬을 즐겼습니다. 쥔장님 쌩유~ 맛 보기 굴구이 고마워요~^^*
천북은 굴단지로 유명하지만 11월부터 단지 몇 달동안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굴 철 이외에는 어떨지 궁금하나 굴 이외에도 바다에 바로 접한 이 지역의 특성상, 갖가지 해산물을 5월~10월에도 즐길 수 있다니 사시사철 천북을 들러 보기로 해요~
큼직한 소라들 어항 유리벽에 딱~ 달라붙어 평생 안 떨어 질 듯 싶습니다. 바로 잡아다가 쓱쓱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별미겠죠?
천북 굴단지 바로 앞의 갯뻘. 식사 후 12시에 나올 쯤이야 물론 바다물이 들어와 물에 잠겨 있었지만 그럼에도 물이 들어오지 않은 가장자리에서 굴잡이에 여념이 없으신 우리의 어머님들이십니다.(사진은 물이 들어오기 전)
서해안의 해산물 축제는 대하, 전어의 뒤를 이어 계속됩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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