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푸르른 하늘을 올려 보자니 한 없이 그 안으로 빨려 들것 같이 맑은 날들이 지속되는 주말입니다. 맑아진 날들 만큼이나 저희들 식욕도 주체 할 수 없으리만치 커져가니 큰일이다 싶지만 실하고 통통하게 살이 꽉 찬 대하, 전어가 가격까지 낮아지니 무리한 인내심은 오히려 스트레스요, 하여 가까운 포구 둘러보며 이 구경 저 구경하고는 맛 보는 것이 행복할 따름인 가을인 것입니다.
대하 축제가 한창인 남당리(천수만)는 태안 앞 바다와 함께 전국 대하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9월부터 시작 된 남당리 대하축제는 11월까지 계속되어 서두르지 않아도 될 만큼 대하가 자라고 잡히는 시기가 짧지 않고 여유롭습니다. 사실 지금보다는 10월 중순의 대하가 더 실하고 크니 지금부터가 대하를 즐겨 주기에 더욱 적당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0월 초 남당항의 풍경. 휴일이면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올해 전어의 수확량이 늘어 전어는 유례없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자연산 대하는 전년에 비해 잦은 비와 서식지의 이동으로 전년에 비해 1만원 가량 오른 값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남당리에선 1kg에 3만원으로 식당에서 즐길 수 있고 2만5천원에 포장 구매가 가능하겠구요. 이는 자연산 대하의 경우로 일반적으로 양식산보다 크기가 크고 더 통통합니다. 하지만 성질이 급한 대하는 잡아들이자마자 죽어버려 살아있는 자연산을 대하기가 쉽지 않으나 양식산 대하는 식당 수족관까지 살아 들여 올수 있으니 그 싱싱함이야 말할 것도 없겠죠.
남당리에서의 식당 앞에는 이런 원형의 수족관들 안의 살아있는 양식 대하와 전어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축제가 벌어지는 그 현장에선 아무래도 다소 비싼 가격의 물건들을 접하게 되기 쉬운데 서울 가락시장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가격으로 구할 수 있으니 가격면에서 산지에서의 잇점을 못 누린다는 생각에 비싸다고 여기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산지에서의 수산물은 서울에서의 그것보다 상품이 훨씬 좋을 수 밖에요. 저 역시 그런 생각이 들어 종종 대천항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저렴하며 또한 갖은 수산물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번엔 대천항에서 판매되는 대하들을 구경해 보도록 합니다.
10월 초 대천항의 모습입니다.
대하철을 맞아 대천항에서 판매되는 대하들은 가게마다 약간의 가격차이가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양식 대하는 1kg당 13,000원부터 자연산 대하는 그 크기에 따라 15,000원부터 25,000원까지 보입니다.
다니다보니 오도리라고 써있는 대하가 유난히 커 보이는데 주로 횟감으로 사용되는 보리새우라고 합니다. 정말 사정없이 크군요.
25,000원 정도의 자연산 대하는 크기가 매우 커 20cm 이상이고 두께도 꽤 되어 몇 마리만 먹어도 충분할 듯 싶습니다. 살아있는 양식 대하는 포구보다는 식당으로 가셔서 회로 드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채로 양식 대하를 구매 하시려면 남당리쪽이 더 편리하실 듯 싶네요. 그곳에선 식당들 마다 살아있는 대하가 수족관에 그득하고 판매 또한 하니까요.
2명의 일행과 대하를 맛 보러 왔으니 자연산 대하와 도미회등을 포구에서 구입했습니다.
자연산 도미(왼쪽) 1.5kg을 25,000원에 구입. 양식은 오른쪽과 같이 검은 색을 띤다고 합니다.
큰놈 작은넘을 섞어 자연산 대하를 20,000원에 구입. 사실 덜 큰놈이 더 맛이 좋기에. 물론 여기에 살아있는 도다리 2마리와 전어 몇 마리를 덤으로 얻어 와 근처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식당에서 사온 해산물을 1kg당 7,000원으로 요리해 줍니다.)
포구 근처에 위치한 식당들 어디로 가든 비슷비슷합니다만 종종 손맛이 유난히 좋은 식당들이 있답니다. 이번에 들러준 이 곳은 보통.
우선 대하 소금구이부터 나옵니다. 해산물은 포구에서 사왔지만 당당히 kg에 7,000원 씩의 돈을 내고 먹는 것이므로 원하는 바 대로 요리를 해 달라고 주문 하시길요.
살은 씹을 때 뽀독뽀독 거리는 느낌이 드는데 붉은 기를 띄는 작은 놈이 더 맛이 좋았던 듯.
1.5kg 도미와 도다리 2마리. 다소 양이 적게 나와 식당에 대해 약간의 의심이 들기도. 설마~ 성의가 없어 보여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싱싱한 도미와 도다리 맛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
전어구이를 주문했으나 회로 내 주시는 쥔장님. 흠~ 서빙 점수 후하게 드리기는 어려울 듯 싶네요.
그럼에도 불구 전어회는 여전히 맛나지요. 오독오독~ 잔뼈 씹힘 또한 먹는 재미로 일품입니다.
이후 마무리 매운탕이 등장합니다.
회를 먹은 후의 도미와 도다리가 들어 간 매운탕입니다. 들깨가 들어간지라 약간은 걸죽하기도 한데 칼큼한 맛이 부족하긴 하나 충분히 끓고 난 후의 매운탕 맛은 진한 맛이 납니다.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바라시는 분들껜 맞지 않으실 수도. 수제비가 들어가면 더욱 좋을 듯.
도미 머리가 워낙에 큰지라 이 놈하나면 밥 한공기 끝내기에 모자람이 없을 듯.
결국 예상대로 3명이 이 음식들을 다 끝내지 못하고 남기고 나와야 했지요. 하지만 대하는 다 끝내고 나와 아쉬움이 덜했답니다. 포구를 돌며 이 구경 저 구경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산란기로 못 잡게 했던 암케가 10월이 들어 더 많이 나오기 시작, 전어, 대하와 함께 먹기 좋고 가격도 아주 저렴합니다. 근처엔 생선을 볕에 말리는 풍경을 많이 접하는데 잘 말린 생선을 사다가 요리를 해 봄직도 좋겠지요.
우럭, 가자미, 상어까지 말리는 풍경입니다.
꼴뚜기, 각종 멸치, 벤댕이등의 건어물이 팔리고 있습니다.
포구의 분위기를 잔뜩 느끼고 어시장에서 즐거운 쇼핑과 커피 한잔을 하며 가을 나들이 마칩니다.
가을 제철의 대하는 태안, 남당리등 서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원하는 지역을 골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시던지 싱싱하고 오동통한 대하를 맛 볼 수 있으실테니 여러가지를 고려 해 계획을 하시고 떠나시면 되겠습니다. 대하 드시고 가을을 푸짐하게 느끼시길요~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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