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나는세상

[우렁이박사/당진] 우렁각시가 마련해준 우렁이 만찬

mohara 2008. 5. 30. 10:29

 우렁이박사의 우렁쌈장

 

충청도의 구전동화인 우렁각시에 대해 많이 들어 보셨지요? 사실 두 가지 버젼이 있다고 합니다.

논에서 밭을 매던 홀로 살던 총각이 "이 농사를 지면 누구랑 먹을꼬?"라는 한탄에 어디선가 "나랑 먹지"라는 대답이 들려 자세히 보니 큰 우렁이던지라 이상히 여겨 이 우렁이를 부엌의 물동이에 넣어뒀죠.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진수성찬이 차려 있던지라 이상히 여기면서도 맛나게 먹고, 며칠을 끼니 때 마다 밥상이 차려있어 일을 가는 척 몰래 엿보니 그 우렁이가 절색미인으로 변하는 걸 보고 덥썩 붙잡아 같이 살자고 애원을 하니 며칠을 기다려달라 하여 그렇게 하여서 결국 같이 살게 되었더라는 겁니다. 허나 욕심 많은 임금이 이 소문을 듣고는 농부를 불러 금은보화와 부인을 바꾸자고 하나 이를 거절해 풀기 어려운 과제를 내주나 농부의 각시가 그때마다 도와주니 위험을 넘길 수 있었답니다. 결국 참지 못하던 임금이 직접 와 농부에게는 조랑말을 임금은 풍채 좋은 큰 말로 강을 건너되 굽에 물을 묻히지 않기를 내기를 하였습니다. 각시는 이번에도 조랑말에게 손수 풀을 먹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뛰어라"라 말하니 놀랍게도 나는  듯 강을 쉽게 건넜지요. 하지만 임금이 탄 말은 쉽게 건너는 듯 하였으나 강 가운데 빠져 죽어버렸지요. 결국 해피엔딩이죠?

 

하지만 두 번째 버젼은 며칠을 기다려 달라는 각시의 부탁을 뿌리치고 바로 같이 살게 된 농부와 각시는 농부가 일에 늦게된 어느날 그 고을 원님이 남편을 찾아나선 우렁각시를 보고 반하여 당장 데려가 버렸지요.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농부는 두들겨 맞아가면서 매일 각시를 찾아가다 결국 죽어 파랑새가 되어 그 주변을 돌았고, 우렁각시 또한 헤어진 남편을 못 잊어 음식을 먹지않고 결국 죽어 같이 파랑새가 되어 버렸다는 슬픈 엔딩의 구절동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군요.

 

아무래도 서민에게 구절되는 동화인 만큼 그 당시에도 나라에 대한 불만, 신분에 대한 불만들이 나타나 있네요. 하여간 이제부턴 저도 큼직한 우렁이를 보면 집에 가져다 놔야겠다는....ㅋㅋㅋ

 

 

육지의 못이나 논에 사는 우렁이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된장찌개의 주요한 재료로 많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자취를 감추기 시작, 지금은 양식을 이용 저공해 향토식품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서해대교를 지나 송악 IC에서 나와 삽교호 근처엔 흔치않게도 횟집보다는 우렁이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는데 알이 실한 우렁 음식들을 맛 볼수 있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자리잡고 있답니다.

 예산으로 향하는 도로 건너편에도 우렁이 식당들이 있습니다.

 우렁이박사는 이들 중에서도 가장 원조격으로 삽교방조제에서 당진국도(34번 국도)를 따라 당진으로 향하는 도로가에 자리합니다.

 

 

 우렁이박사의 내부

 우렁이박사의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우렁쌈장, 우렁덕장, 우렁담북찜장이랍니다. 저는 우렁쌈장, 우렁된장찌개, 우렁고추회를 함께 맛 볼수 있는 우렁이박사정식과 우렁무침, 그리고 공기밥 하나를 추가했지요. 우선 반찬들이 먼저 등장합니다.

 

 

 

반찬들은 특별함은 없고 그저그런 편입니다.

 

우선 우렁무침입니다.

 

 

야채와 함께 초무침을 한 우렁은 큰직한 알 만큼이나 씹힘이 즐겁습니다. 울지로 3가의 골뱅이무침이 생각나며 병맥주가 슬그머니 생각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소 강한 양념 맛이 살짝 거슬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쌈에 싸 드시면 좋지요.

 

 

 

살짝 데친 전혀 질기지 않고 쫀득한 실한 알의 우렁, 야채와 함께 더욱 좋습니다.

 

다음은 우렁이박사정식의 우렁쌈장입니다.

 우렁쌈장은 위와같이 데쳐진 우렁이 쌈장 위에 담겨 나옵니다. 

 

 섞어주고 쌈장으로 드시면 되죠. 마치 콩비지와 막된장을 섞어 놓은 듯한데 쌈장만 드셔도 그다지 짜지 않다 싶을 정도로 적당한 간이고요, 밥과 함께 드시면 그야말로 아주 근사한 궁합이 되겠습니다. 사실 식당을 들어서면서 어딘가 짜파게티의 냄새가 나는 듯 했는데 바로 이 쌈장이 근원지였군요. 약간 달짝지근한 맛과 흡사 불맛도 느껴지는 듯한 묘한 맛입니다. 우렁의 양은 적당한 듯 싶었는데, 아쉽게도 우렁된장 안엔 별로 우렁이 들어있지 않더군요. 그래서 특별하지 않았던지 사진도 찍어오질 않았네요. 그래도 된장 맛은 훌륭한 편.

 

 우렁된장

 우렁쌈장을 쌈으로~

 

 우렁쌈장, 우렁무침을 섞어서~ 역시나 알이 참 실하죠?

 

다음은 우렁이박사정식의 우렁고추회입니다.

 

우렁 위에 양념과 깨가 충분히 뿌려 나오네요. 역시나 섞어 드시기만 하면 됩니다.

 

 우렁이박사정식의 좋은 점은 세 가지 우렁이 요리를 경험할 수 있어 좋습니다. 사실 두 명이 가서 이 한가지를 주문해 같이 드셔도 될 듯.

 

우렁이 요리를 주문 포장도 가능하구요, 우렁이만을 포장 냉동한 것을 사 갈수 있겠습니다.

글쎄요, 잔 싼건지 비싼건지 비교할 수 없어 뭐라 말 못드리겠습니다만, 저는 우렁쌈장 맛이 마음에 들어 포장해 가려 쌈장도시락(1,000원)을 포장주문했지요. 쌈장도시락은 우렁쌈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생우렁과 쌈장이 들어있습니다.

 

 포장해 온 도시락쌈장(10,000원)

 생우렁이 들어있는데 쌈장에 비하면 양이 너무나 적습니다. 한 두배 정도는 더 들어있어야 할 듯. 가능하다면 쌈장을 따로 사고 냉동 우렁이를 사서 만들어 드시는 것이 더 푸짐할 듯 싶군요.

해 먹는 방법이 들어있어, 그대로 만들어 본 우렁쌈장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하며, 이미 맛으로 소문이 난지라 많은 손님들이 찾는 집입니다. 이미 여러가지 맛을 본 분들이라면 간단히 우렁쌈장(6,000원)이나 우렁된장(4,000원)만으로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되겠으니 삽교호 관광과 더불어 즐거운 나들이 되겠네요

 

다음은 우렁이박사의 약도 및 전번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