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나는세상

[영빈루/송탄] 2,500원 마약짬뽕 맛보기

mohara 2008. 6. 3. 08:48

경기도 평택시의 송탄엔 3가지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마약짬뽕으로 유명한 영빈루의 짬뽕, 두 번째는 미군부대가 가까운 덕에 발달된 음식인 부대찌개로 유명한 최가네, 그리고 세 번째로 미쓰리 햄버거라 합니다. 지난 주말 모임에서 얘기가 나와 염두에 두려 했으나 뜻하지 않은 이른 방문이 이루어지게 됐으니 한번 먹게 되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또 찾게 된다는 소문의 마약짬뽕 맛을 보러 일산에서 송탄까지의 먼 거리를 무릅쓰게 되었습니다.

 

오산에서 평택으로 가는 1번 도로 위에 있는 영빈루는 송탄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자리합니다. 영빈루에서는 주로 식사만을, 요리를 드시려면 위의 본관에서 오른 쪽으로 50여 미터 거리에 신관이 위치하니 그 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본관은 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은 반면 신관에 주차장이 있으니 그 곳에 주차하시면 된답니다.

영빈루의 신관. 미니밴 오른 쪽 앞 골목 안으로 들어오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에 일부러 오후 2시에 맞춰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듣기엔 바쁠 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줄을 선 순서가 아니라 주문 한 순서대로 음식이 나온다니 마냥 줄을 서서 기다리고 테이블에 앉는다고 음식이 나오진 않으니 자기 차례가 되기 전 주문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물론 바쁠 때 얘기입니다만...)

 

저 역시 홀을 들어서며 카운터에서 짬뽕 하나를 주문하며 들어섰습니다. 메뉴판도 훑어보기 전에 주문하고 들어오니 테이블 근처 작은 메뉴판이 보이는군요. 정말이지 너무도 저렴한 가격입니다.

영빈루 신관의 오픈 덕인지 요리메뉴는 지워 놓은 흔적이 보입니다.

 

짬뽕이 나오기 전 물과 함께 나오는 기본찬들.

 

 

 곧 이어 나오는 2,500원의 저렴한 마약짬뽕.

 

일단 국물을 한모금 마셔봤습니다. 진한 맛이긴 하나 오랜 여운이 남지는 않고 잘 한다는 집들의 예의 그 얼큰함보다는 살짝 혀 끝에 도는 매콤함이 있을 뿐 입니다. 겉보기의 쟈료들로는 야채, 돼지고기, 오징어가 대부분입니다. 특별한 해물 또한 보이지 않고 첫 인상이 강렬하지 않으면서도 이상하게도 문득 생각이 난다는 이 집 짬뽕의 비밀은 뭘까요?

 

 

 

 다음 면발에 얘기해 보자면 비교적 두껍고 탄력 또한 좋습니다.(개인적으로 두꺼운 면에 탄력있는 면을 좋아합니다.) 면만으로도 포만감이 들 정도로 두껍고 면의 양도 적당한 듯 싶습니다. 야채나 돼지고기를 같이 곁들여 먹으니 아주 좋더군요.

 

 

이렇듯 적지 않은 양의 돼지고기가 들어있으나 국물은 쇠고기로 육수가 베이스로 쓰인 듯 싶습니다. 닭발이나 해물로만 맛을 내는 집에 비해 묵직한 맛이 느껴지는 이유도 이에 기인한 듯 싶네요. 예전 제가 식당에서 알바를 할 때 육수를 내기위해 비교적 싼 노계를 사서 푹 끓여 나온 국물을 냉장고에 넣어 식히면 젤라틴이 두껍게 생겨 걷어내어 다른 육수와 같이 섞어 썼었지요. 그렇게 하면 기름기가  적은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고 깊고 진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답니다. 닭도 부위에 따라 끓여내는 맛이 확이하게 틀리니 이를 인지하고 쓰시면 좋은 결과물을 만나실 수도 있겠습니다. 역시나 쇠고기를 분말로 만들어 국물 베이스로 쉽게 쓸 수 있었으니 여기의 짬뽕 맛이 그에 가깝더라는 겁니다. 제가 외국에서의 식당서 주방 일을 보고 있었을 때의 일이니 한국에서도 그런 재료들을 얻을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아마도 비슷한 것이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하여간 특별한 인상보다는 깊고 은근함이 매력이되어 사람들을 이끄는 집이 아닐까 하는 것이 견해 짧은 저의 의견. 짬뽕 맛을 더욱 잘 즐기시려면 짬뽕밥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수저로 국물과 함께 떠 먹는 밥이야 말로이 집 국물 맛을 즐기시기엔 제격이겠죠. 2시간이나 걸려 이 곳까지 찾아주었는데 아쉽게도 짬뽕만을 맛 봐야해 안타까웠지만 느끼하다는 짜장면은 급자제를 해 달라는 지인들의 당부에 2,500원의 짬뽕만을 즐기고 와야 했답니다. 우선 저렴한 가격부터 마음에 들고 심상치않은 짬뽕 맛도 만족스러운 편이라 송탄의 대표맛집이라는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저와 같이 일산으로부터 찾아주기엔 아무래도 쉽지 않겠습니다.

 

다음은 영빈루의 약도 및 전번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