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KBS 2 TV 인간극장에서 <아버지의 정원>이라는 제목으로 소개 된 충남 홍성 소재의 "그림이 있는 정원"이란 이름의 수목원을 다녀 왔습니다.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소담하며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덧 붙이고 싶은 이 "그림이 있는 정원"은 숱한 세계의 어느 유명 수목원보다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원 안의 풀 한포기, 돌담 하나에도 사랑과 정성이 깃들여 보이는 탓일 것입니다.
20년 전 아들 임형재씨가 즐거워야 할 대학 M.T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하루 아침에 전신마비가 되어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혈기왕성한 젊은 날에 절망에 빠진 그가 이대로 삶을 포기 할 순 없었기에 10년 뒤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 끊임없는 노력 끝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을 수차례 마침내 구족화가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아들의 사고에 아버지 역시 절망에 빠져버렸지만 아들에게 뭔가를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하루 속히 시작한 수목원 가꾸기를 20여년, 짧지 않은 시간을 바쳐가며 부지런히 수목원을 일구었고 마침내 2005년 수목원 곳곳에 아버지의 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림이 있는 정원"이 일반인들에게도 소개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자식을 위해 3만 여평의 땅에 꽃과 나무를 심어 20여년을 가꾸어 온 이 곳이 아름다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구족화가 임형재씨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나무가 그 소재인데 아버지가 심어준 나무를 보면서 붓으로 표현한 때문이겠습니다.
관람료를 내고 정원에 들어서자 마자 느낀 것은 너무나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 놓았다는 점입니다.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느끼게 된 것은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갔으리라 느껴지는 남 다른 가꿈에 유난히 깨끗해 보임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뙤약 볕에 몸이 녹아버릴 정도로 뜨거운 날이었지만 중간중간 저렇게 일부러 만들어 주는 듯 한 소나무의 그늘에 쉴 수 있었습니다.
정원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띄는 까페 메이 위에 마련 된 실외 공연장입니다. 항상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멋드러진 음악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며 정원을 시원스럽게 내다 보며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미술관과 야외무대 사이에 있는 온실화원입니다. 비록 크진 않지만 다양한 예쁜 꽃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차나무과 비쯔기나무 종류
석류풀과 사철채송화
패랭이꽃 종류
백합과 스텔라원츄리
이제 미술관 The Gallery로 향해 봅니다.
이 미술관 안에는 구족화가 임형재씨의 작품들과 지역 미술인들의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습니다.
임형재씨 역시 AMFPA의 회원인데 세계 구족화가 협회(AMFPA)란 선천성이나 후천성 사고나 질병으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장애로 인해 입이나 발가락으로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거나 또는 그림을 배워 자신들 작품의 판매를 통해 자립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접촉하고 그런 화가들의 작품을 주로 연하장이나 달력 그리고 다른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다시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을 지원함으로써 재정적, 실질적 창작지원을 제공하여 전 세계 자립 장애인 화가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완숙한 경지의 화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협회의 목적을 설명하고 지지하는 자료를 출판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창작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단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미술협회에 이런 단체들의 영향력이 커졌음 하는 바입니다. 다음은 그의 수상작들을 소개합니다.
200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작 <기의 흐름-1>
대지의 기운을 끌어 올리는 뿌리의 강인한 생명의 힘을 표현 한 것. 자연의 강한 힘을 표현하기 위해 얇고 가는 펜으로 섬세하게 작업하는 방법을 택함. 펜으로 작업하는 방법이 워낙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 10개월 정도의 작업이 꼬박 걸려 완성 됨.
199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작 <타임 플러스>
나무에 상처가 생기면 그 나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려고 그 상처를 감싸게 되는데 그렇게 아물어지는 흉터는 옹이를 남기게 됩니다. 그 상처 치유의 흉터인 옹이를 만들며 자연 스스로가 자신을 낫게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시간의 약'인 것처럼 무수한 시간이 흘러야 하고 작품에 표현 된 나무둥치의 수많은 옹이들의 이어짐은 하나하나가 수많은 자연의 시간들로 이루어집니다.
그 수많은 자연의 시간들이 이어 옹이들은 자연의 시간을 더하고 더해가며 자연 스스로가 자연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는 뜻의 작품으로 0.5mm의 가는 펜으로 거의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려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작품의 뒷 이야기
국전에 출품해야 하는 관계로 마감시간은 정해져 있는 것 이었기에 워낙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 작품의 완성 후반부엔 시간이 부족하여 3~4시간의 수면시간 외엔 모두 작업하는 시간이었던 힘든 시간도 있었고, 출품하는 날 그날 오후까지도 작품을 완성하느라 애먹었던 일이 지금에 와서 큰 추억으로 남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갤러리의 내부.
그림이 있는 정원의 전체가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분들을 위해 전망대까지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을 보면 다시 한번 아들을 위한 애정을 엿 볼수 있습니다.
폭포와 전망대 쪽으로 향해 봅니다.
그 쪽으로 향하던 중 잠깐 하늘을 바라보니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이 이리도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분수대와 작은 폭포 건너편에 암석원이 있습니다. 암석원은 암석과 수목의 조화로 이우러져 있는 장소로 옆으로는 전망대까지 오르는 산책로가 있습니다. 암석 사이에 야생화와 분수대까지 보이는 상도로 다양한 식물과 조경된 소나무, 학단풍 등 작고 아름다운 수목들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폭포와 분수대의 전경입니다.
그림이 있는 정원 내 곳곳 모든 나무들과 꽃들에는 이렇게 이름표로 표시가 되어 있어 수목원 내 세세함이 돋보입니다.
아쉽개도 전망대의 전망이 그리 확 트여있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장소들이 곳곳마다 있어 가슴을 뻥 뚫어주기에 부족함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생기 있는 나무들과 꽃들의 모습에 정원 내부가 살아 있는 듯 활기차 보입니다.
아마도 화려한 색채가 어울려 더욱 생기차게 보이는 것이 아닐런지~
돌 계단이 뙤약볕 밑이라도 소나무의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또한 돌 계단 밑 쪽엔 돌탑을 통해 시원스레 물줄기가 주변을 서늘하게 해주거나 그 늘이 만들어진 쉼터에서 쉬어 가기에도 적당합니다.
나무들의 강한 향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모기도 안 보이니 이 그늘에서 한숨 맛나게 자다 갔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
조경기술이 뛰어나니 서 있는 나무 하나하나가 구경거리입니다.
연꽃정원에 다다렀지만 아쉽게도 물이 다 빠져 있는 것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듯 보입니다. 다른 분들은 나중에 제대로 보시기를~
까페 메이는 잘 꾸며져 있기는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꾸려 가기에는 아무래도 일손이 많이 필요 할 듯 보입니다. 아직은 메뉴도 엉성하고 다양하지 않아 보이지만 차 한잔 하기엔 적절하리라 봅니다.
물론 이 수목원이 많은 이들에 의해 가꾸어 지겠지만 대부분 가족구성원의 노력으로 이처럼 깔끔하고 아름답게 지켜진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아름다움이 마음에서 우러 나온 정원이기에 말로 표현하지 못 할 생명력이 넘치고 희망이 가득한 그림 같은 정원이 될 수 있었던 듯 싶고요, 길 경사도며 휠체어들이 곳곳이 다 들를수가 있도록 잘 꾸며 놓았기에 나이 드신 분들이 찾아주시어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시거나, 예쁜 정원같기에 아름다운 커플들이 찾아 주기에도 아주 적합할 듯 싶습니다. 찾아 갔을 때 한적하기도 하고 여유로움을 느낄 수가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으나 아이들이 많아지거나 시끄러워져 이 아름다움이 해쳐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소개하지 않을까 잠시 망설였지만 역시 혼자만이 즐기기엔 너무나 아깝기에 이렇게 소개를 드립니다.
관람 안내는 다음 사진을 참조하세요~
오시는 길을 소개합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이용시(서울에서 2시간 소요)
광천IC에서 4km - 광천방향
*경부 고속도로 이용시 (소울에서 2시간 소요)
천안IC - 아상방향(21번 국도)-온양-예산-홍성-광천
*대중교통 이용시 (서울에서 2시간 소요)
고속버스/동서울터미널-광천터미널 하차-택시이용
철도이용/용산역(장항선)- 광천역 하차 - 택시이용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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