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맥주의 고급화가 이루어져 단순한 맥주 맛보다는 "맛있는" 맥주를 찾아다니는 지금, 아무래도 비싸지만 진하고 독특한 맛을 전해주는 하우스맥주집을 종종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Feel)필이 언제 꽂힐지 모르는 하우스맥주집으로의 잦은 방문, 기분에 취해서 마셔주다간 맥주값만 10만원을 넘기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후텁지근 더운 날 아무래도 낮부터 맥주만 생각나니 맛있는 맥주를 맘껏 마셔줄 수 있는 그런 곳이 간절합니다.
OB호프 을지로점 1985년에 오픈하여 맥주 맛이 좋기로 소문나 늘 직장인들로 붐벼주는 이 집의 맥주 역시 다른 호프집에서와 마찬가지로 공장에서 나온 맥주를 똑같이 파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도 쉽게 알아 챌수 있을만큼 좋은 맥주 맛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이는 바로 항상 맥주관을 청결히 하여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여 그 맛을 그대로 유지시켜 주는 것. 물론 적정한 온도유지 역시 큰 영향을 주리라고 봅니다만 자세한 것은 며느리도 모를 일~ 그리고 더 한가지의 비결은 그날 들어 온 맥주는 그날 소진한다는 것인데 이는 신선한 생맥주의 맛을 그대로 전해주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리라 봅니다. 저 역시 90년대 초부터 이 집을 다녀 온 장본인으로 맥주맛에 대해선 항상 엄지를 들어 주는 맥주집이랍니다.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빌딩 지하에 위치하고, 2호선 을지로역 1번 출구 밖으로 나오시기 전 지하로 이어져 있으니 찾기가 쉽습니다.
꽤나 넓은 실내입니다. 하지만 이 넓은 실내도 평일 저녁이면 꽉 차기 일수랍니다. 맛있는 맥주를 500cc에 2,500원으로 즐길 수 있고, 안주도 비교적 충실하게 잘 나오는 편이며 시내 한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으니 당연 손님이 많을 수 밖에 없겠지요.
전 맥주는 웬만하면 피쳐로 즐기지 않는 편입니다. 500cc잔을 이용해야만 계속해서 시원하고 신선한 맥주를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덜 시원하고 쏘는 맛이 다 사라진 맥주는 정말 피해주고 싶어 500잔을 이용하니 여러분들도 맥주 맛에 신경 쓰신다면 피쳐는 피해주세요~
오랜만에 들러준 이 곳이지만 역시나 이 곳의 맥주 맛은 다른 곳과의 그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느껴집니다.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셔준다는 것이 500잔의 반이나 비워줍니다.
맥주만큼이나 잘 나오는 것이 이 집의 안주들인데 그 중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해물떡볶이라 합니다. OB호프는 비어할레와 같은 회사인데 비어할레에서 즐겼던 해물떡볶이를 여기서도 접할 수 있게 했나봅니다. 어쨋든 반가운 소리이지만 오늘은 메뉴는 90년대 시절부터 즐겨 왔던 훈제치킨입니다. 다른 곳에서라면 절대로 안 주문하는 것이 훈제치킨이지만 (대부분의 호프집들의 훈제치킨은 비닐안에 담겨있는 인스턴트식 전자렌지용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집의 훈제치킨은 꽤나 충실하게 조리된 요리이기 때문이죠.
느끼하지 않고 천연향료로 잘 훈연된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훈제치킨(12,800원)
훈제치킨엔 샐러드가 딸려 나오구요.
맥주에 부담없는 안주로 또 괜찮은 것이 바로 나쵸입니다. 물론 치즈를 얹으면 부담이 되겠지만 나쵸엔 치즈와 살사소스가 빠질 수 없죠.
콘으로 만든 나쵸에 타코비프와 체다치즈를 얹어 약간 구워준 비프나쵸스(9,800원).
역시나 나쵸에 빠질수 없 살사소스. 휘핑크림이 사우어크림을 대신해 약간 아쉽긴 했지만 섞어 여기에 찍어 먹으니 나름 괜찮습니다.
부담없는 가격과 충실하게 나오는 안주들에 맛있는 맥주까지 올여름 무더위도 비껴갈만한 집입니다. 맥주회사의 직원들도 맛있는 맥주집으로 꼽는 집 중의 하나라는 OB호프 을지로점은 아쉽게도 올해 말 건물의 리모델링으로 문을 잠시 닫게 된다니 그 전에 많이들 즐겨주셔야 할듯.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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