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나는세상

[토담골/서산] 간장게장. 우럭젓국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않네.

mohara 2008. 4. 29. 07:42

산란기를 앞둔 봄철이 제 철인 꽃게 맛을 보기좋은 계절입니다. 하지만, 워낙에 게으른 모하라이기에 아주 특별한 맛이 아니라면 소매 걷어 부치고 양손을 사용하지 않는터라 집에서가 아니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며 게장을 찾으러 다니지 않습니다만, 오늘과 같이 특별한 맛이라면 결국은 소매를 걷어부칠 수 밖에요~ 절 그렇게 만든 식당이 바로 충남 서산시의 토담골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충남 서산시 동문동 먹자골목에 위치하는데, 근처엔 대원예식장이 있으며 비교적 작은 식당처럼 보여 지나칠 수도 있겠습니다. 이 동문동 먹자골목엔 꽤 괜찮은 집들이 곳곳에 있다니 알아보시고 다녀보세요~ 소문에 의하면 우럭젓국만으로 으뜸으로 소문난 집이 있다는데...

 

 

 아직 식전이라 그런지 제가 1착이었습니다만, 왜 이리 사람이 없는걸까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었답니다. 물론 12시가 넘어 이 집을 나설 땐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죠?

게장백반과 우럭젓국으로 소문이 자자한 집이라 혼자 찾아간 발걸음이라도 욕심에 두 가지를 주문 했답니다. 소식을 하는 이유도 그렇지만 양이 과하여 오늘도 남기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지 않았다는 깨달음은 그리 오래지 않아서 였답니다.

 

우럭젓국을 끓이기 위한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갖은 반찬들이 나오는데 푸짐한 양 뿐 아니라 가짓수에서도 만족스럽습니다.

 

 

 

 

 

 

 

대략 15가지의 반찬들이 나오는데 정신없이 사진부터 찍느라 맛은 후에야 볼 수 있었는데, 어느 하나 뒤쳐지는 맛이 없이 훌륭한 편입니다. 늘 간장게장의 양념 맛을 잘 내는 집은 분명 손 맛이 있는 집일 것이라며 생각하곤 했는데 아마도 토담골이 그런 집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반찬들 하나 손이 안 가는 곳이 없군요.(특히 도라지 들어간 시금치, 도토리묵, 고등어조림, 파김치와 동치미가 인상적)  메인 요리들이 나와주지 않았는데도 자꾸만 손이 가면 안 되는데 큰일입니다.

 

 우럭젓국

 

우럭젓국은 우선 염장을 한 후 3~4일동안 꼬들꼬들 말린 우럭을 쌀뜨물에 청양고추, 마늘,양파, 파를 넣고 끓여 새우젓으로 간을 하는 탕으로 우럭을 얼마나 잘 말리느냐에 따라 그 맛을 좌우한다고 하는데, 시원하면서도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냅니다. 1인분을 주문하자 우럭의 뼈가 충분해야 제대로 된 맛을 살려낸다며, 걱정하시다가 오히려 2인분에 가까운 양을 내주십니다.

 

 

 

처음 다소 싱겁다고 느껴지긴 했으나 충분히 끓고난 후의 우럭젓국의 진국은 구수하고 그리 진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은 간장게장입니다.

 

 

 

산란기를 앞 둔 꽃게인지라 살이 통통하고 알이 제대로 뱄습니다. 게장을 담그기에도 봄철이 제철이며 암게가 알이 꽉차는 9~10월이 또한 적기랍니다. 살이 꽉 찬 다리 하나를 들어 발라먹기 시작해 보려니 먹기 좋게 껍질을 잘라놓았는지 수고를 덜어주니 좋습니다.

게장을 밥도둑이라 했던가? 잘 담궈진 게장이라면 도둑이라는 말을 들을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 하나를 들고 끝에 붙어있는 몸통을 쭉 짜보니 살과 알, 그리고 내장이 밀려나오는데 코 끝을 자극하는 게장내음이 우선 식욕을 왕성케 합니다.

 

 한번 게장 비빔밥으로 만ㄷ르어 볼 생각으로 살을 모두 짜내어 봅니다.

 게장만을 먹어도 전혀 짜지않은 맛에 끝 맛에서 살짝 감도는 달콤한 맛은 싱싱한 꽃게로 인해 자연적으로 생긴 싱싱함의 맛입니다. 어려서부터 게장을 워낙에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에 간장게장 맛을 많이 봐 와서 게장 담그기가 수월치 않은 음식임도 잘 알고, 맛을 내기가 그리 녹록지 않은 음식임을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고로 토담골은 분명 손맛이 깊은 집임에 틀림이 없겠다 싶습니다.

 그저 살살 녹는다는 표현만으로도 충분할 듯 싶습니다. 

마른 김에 싸 드시면 또 다른 맛을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로 게껍질에 밥을 넣어 비벼볼까 합니다.

 

 

우럭젓국이나 간장게장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었기에 결국 밥 두 공기를 섭렵해 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든든함이 하루종일 갔던지 이 날 저녁은 건너 뛰어야 했답니다~^^*

 

먹는 내내 간장게장을 유난히 좋아하시는 아버지 생각이 떠나질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게장맛을 지닌 집입니다. 4월 중순 토담골의 온라인 쇼핑몰도 생겼다니 앉아서 편하게 이 집의 맛을 느끼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 철, 제 지역의 음식들마냥 맛을 내기는 쉽지 않은 바. 가능하다면 산지에 가서 직접 맛을 보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럭젓국이나 간장게장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기에 여간 아쉬움이 남지 않겠습니다. 하니~ 여럿이서 서해안으로 봄나들이를 계획하심도 좋겠지요. 

 

다음은 토담골의 전번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