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나는세상

[참새집/피맛골] 재개발 지역 참새집도 올해까진 한답니다

mohara 2009. 7. 11. 00:05

절벽집에 가서 돼지불백을 먹느냐, 은평구의 주선을 가느냐, 고민 끝에 광화문 주위에 서성이던 저희 일행은 전 같진 못하지만 그래도 피맛골을 아직 지키고 있는 몇몇 집들 중 한 곳을 가자고 의기투합. 결국은 참새집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피맛골은 재 개발로 이미 그 전의 모습을 잃은지 오래, 그 안의 많은 집들이 다른 곳들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니 사실그다지 기분이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간단한 소주 몇 잔에 참새구이를 즐길 수 있는 참새집은 올해 까지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겠다 하니 2009년 까지는 그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교보문고 후문 건너 편에 있는 피맛골 입구로 들어서서 몇 십여 미터만 들어가면 참새집이 나옵니다.

 

 

참새구이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한 그 참새집이랍니다. 참새를 처음 맛 본 기억으로는 어렸을 적 약주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의 한 손에 들려진 까만 봉지 안에 들어있던 참새구이 였죠. 지금 생각 해보니 이 곳에서 한 잔을 즐기시고 사오신 참새구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모듬꼬치, 참새구이에 백화수복을 마시기로 합니다.

 

우선 소주와 백화수복 부터 등장 

 

백화수복 한 병이 1만5천원입니다.

 

꼬치는 가게 문 옆에서 주방에서 바로 구워주십니다.

 

 

모듬꼬치 중 먼저 나온 닭똥집(염통)입니다.

 

 꼬독하고 그 씹히는 맛에 닭똥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지요. 매콤한 맛을 선호 하지만 그런대로 술 안주로 근사합니다.

 

두 번째 꼬치는 은행과 가이바시 구이. 키조개 등에서 나온 관자로 만든 꼬치구이입니다.

 관자 같은 경우는 아주 훌륭하진 않지만 그래도 먹을만 한 소주 안주입니다. 은행이야 말 할것도 없구요.

 

그리고 마지막 모듬꼬치인  버섯 마늘구이입니다.

 버섯과 마늘구이입니다. 워낙에 마늘을 좋아하는 지라 마늘구이가 마음에 들더군요. 버섯은 제 입맛엔 그냥 그저 그랬답니다.

 

 이번엔 모듬꼬치를 한 칸에 소개해 봅니다.

 

 한 잔 기울이기에 아주 훌륭하죠~ 이 정도도 좋지만 2, 3차에 와서도 안주 빨 세우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다른 안주들도 필요 하지요. 물론 참새집에 왔으니 참새를 주문 해야 겠죠? 참새는 꼬치 2개를 주문 하기로 합니다. 하나에 1천5백원. 두 마리 씩 들어 있답니다. 주문이 이뤄지자 참새를 냉장고에서 꺼내어 굽기 시작하십니다.

 

 중간에 연기를 모락모락 내며 구워지고 있는 것이 참새구이. 양념을 발라가며 굽는지라 약간 짭잘하고 달달한 맛도 난답니다.

 

 아주 작지만 참새가 머리까지 붙어 통째로 구워지고 있습니다. 혐오스럽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죄송합니다...

 

다음은 완성된 참새구이

 

 

 조리가 끝난 참새구이는 한 입에 통째로 드셔도 될만큼 작은 사이즈. 입에 넣고 우물우물 하면 그래도 꽤 많은 살집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렷을 적만 해도 마당에 참 많은 참새들이 돌아 다녔던 것 같은데, 이젠 서울에서 참새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참새소리에 시끄러워 아침 이른 잠을 깬 기억도 있는데, 이젠 참새소리 듣기도 어려워 졌네요.

 

같이 한 일행 중 한 분, 국물 좀 얻어 먹을 수 없냐고 하자, 처음엔 돈 주고 사 먹으라 하시더니 어느새 국물 뿐 아니라 오뎅까지 담긴 뚝배기에 계란말이까지 서비스로 주시네요.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의 푸근한 인심이 술 맛까지 자극하시네요.

 

 

결국 또 하나의 셋트 모듬 안주가 되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푸짐한 안주에 백화수복, 소주 까지 만족스런 푸짐한 술자리가 되어 버렸네요.

 

참새집을 나오며 삼성빌딩이 있는 쪽을 바라보니 피맛골 안에 있는 근처 며쳧 식당들이 들어있는 새로 생긴 빌딩이 보입니다. 피맛골의 자리를 지키는 옛집과 새로 지은 건물에 옮긴 겉보기엔 화려하게 바뀌어진 옛집(?)들이 한 눈에 들어 오는 것을 보니 씁쓸한 마음도 듭니다. 변화에 순응하는 것도 힘들고 전의 것을 고수하며 그대로를 지키기도 쉽지 않은 일이니, 참으로 세상 살기가 그리 호락호락 한것이 아닌가 봅니다.

 

결론          피맛골을 지키던 많은 집들이 떠나가 버렸지만, 아직은 그 자리를 고수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얼마 전 용산 참사가 생각 나기도 하면서 아주 잠깐 피맛골 골목 안을 들여다 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네요. 하여간 올해 까진 건재 하실 거라는 피맛골 안의 참새집이 있어 더욱 즐거운 술자리가 계속 되었던 밤이었습니다. 가볍게 술 한잔에 진솔한 대화에 굶주리신 분들에게 아주 제격인 집이고, 꼭 아울러 참새구이도 경험해 보시길요~ 명함이 없다하여 챙겨오질 못했네요. 교보문고 후문이니 찾기 어렵지 않으니 잠깐 헤매 보시기를~ ㅎ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