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나는세상

[함경도왕순대/종로] 종로 뒷골목 행복을 찾아서

mohara 2007. 2. 6. 09:01

초등 5학년, 무턱대고 영화를 본다며 나온 어느 날. 실은 어렸을적부터 유난히도 좋아하는 공포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서 나왔었습니다. 국도극장에서 개봉하던 "13일의 금요일"을 보기 위해서 나왔지만, 버스를 타고 나온 거리는 스카라, 명보, 서울, 피카디리극장을 낀 을지로3~종로3가의 거리 였습니다. 아마도 그때가 종로거리를 밟아 본 첫 걸음이 아녔나 싶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영화를 쫓아다녔던지라 그 이후부터 특히나 서울 개봉관이 몰려있는 충무로~종로를 비교적 자주 접하게 되었고, 피카디리, 서울, 단성사 3개의 극장이 한꺼번에 몰린 종로3가로의 나들이는 더욱 빈번할수 밖에요.

 

종로를 잘 안다고 여겼던 필자. 하지만 종로의 뒷골목을 뒤늦게 접하게 된 이후로 그 생각을 접고 말았죠. 극장 근처엔 괜찮은 맛집이 없다고 여긴 제가 종로3가에서 접한 맛집은 바로 함경도 왕순대입니다.

 

 

3호선 종로3가 15번 출구를 나와 종각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국일관으로 향하는 골목으로 들어가 국일관을 낀 왼쪽 첫번째 좁은골목 초입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에 간판이 잘 보이지 않아 헤맬수도 있으니 주의, 골목 바로 초입에 위치하니 골목 안 너무 들어가지 말아 주세요.

 

 

 

 좁은 뒷골목에 내부까지 좁을 줄 알았으나 12명이 여유있게 들어갈수 있는 방까지 있으니 자리는 충분.

 

 

 

 

 

 몇가지 반찬들.

 

모듬순대(大: 20,000원)로 시작합니다.

 

 

 

 

순대가 수육, 머릿고기등에 비해 적어 보입니다. 순대만을 원하신다면 왕순대(10,000원)가 적당할 듯.

 

모듬순대는 약한 불로 수분과 함께 먹기좋을만큼의 온기를 유지하므로 식는 것을 걱정 안하셔도 무방.

 

 

 여기에 술국 하나 곁들여 주면 금상첨화입니다.

 

 

 

 

술국(大: 10,000원). 꽤 큼직한 냄비에 맛까지 좋아 만원이면 가격대비 훌륭합니다.

 

 

 얼큰하고 깊은 국물 맛. 이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안주가 될듯.

 

일행이 많아짐에 순대볶음(大: 15,000원)를 추가해 줍니다.

 

 

 

세숫대야만큼 커다란 철판이 등장합니다. 3명 정도가 충분히 즐겨줄수 있는 양입니다.

 

 

 

철판 볶음용 순대는 왕순대랑 다릅니다. 왕순대는 당면이 들어가지 않은 촉촉하고 퍽퍽함이, 그렇다보니 부서지기 쉬운지라 순대볶음에는 당면이 빽빽히 들어간 단단한 순대가 필요하지요. 한입 씹어주면 뽀독뽀독하며 소리가 날 정도의 탄탄함과 쫀득함이 예술입니다.

 

 

순대국물은 서비스. 꽤 많이 얻어 먹은 듯합니다.

 

 

 뼈 해장국(5,000원)을 원하시는 분이 있어 하나 주문해 봅니다.

 

 

 

 뜨끈한 술국 한 수저씩 떠가며 새우젓에 수육, 순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덕분에 밤새는 줄 모르고 왁자지껄~시끌벅적 분위기 무르익어 누구도 부럽지 않은 소중한 시간을 보내죠

 

종로를 알아 온지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왜 여태 이런 골목길을 몰랐을까요? 

종로 뒷골목 이 하나의 음식만으로 사람들이 마음이 따스해지고 행복해 질수 있어, 오늘도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마냥 즐거워집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