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서 8월, 충남 태안에서 잡히는 뻘낙지는 태안반도의 제철 맛을 즐기는 이들에게 여간 반갑지 않습니다. 이땐 다 자란 커다란 낙지 보다는 흔히 세발낙지라 불리우는 자잘한 놈들이 잡히는데 큰 그것보다는 이 세발낙지의 맛을 선호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지금 태안군 원북면에 가시면 태안군의 별미인 박속낙지탕을 세발낙지와 함께 제대로 즐길 수 있다니 올해 여름철 육.해.공 보양식에 마침표를 찍을 수 도 있겠습니다. 몽산포 근처 원북면에 가시면 박속낙지탕으로 잔뼈가 굵은 집들이 꽤 있는데 삼거리한우식관, 이원식관, 원풍식관등의 낙지탕 집들이 지척에 있어 마음에 드시는 어느 곳에서나 맛 좋은 낙지와 후덕한 시골인심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세곳을 지나치다가 결정해 들어 간 곳은 삼거리한우식관. 원북면 마을이 시작되는 어귀 삼거리에 위치해 맨 먼저 만날수 있는 식당이기도 합니다. 낙지탕과 함께 한우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낙지탕으로 유명세를 누리는 집이라 낙지를 즐기러 와 주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입니다. 한우를 즐기 실 분들은 미리 예약을~
메뉴판을 보면 박속낙지탕은 싯가라 써 있습니다. 요즘같은 시기엔 1만5천원에서 2만원 사이. 다시 낙지가 커지는 9월 말부터는 1만3천원에서 1만5천원 정도 한답니다. 1달 반 이후엔 가격은 내려갈지 모르지만 더 쫄깃하고 야들한 세발낙지 맛을 즐기긴 힘들테니 그 전에 찾아가 줘야겠습니다. 실제 6월과 7월에 이 곳 지역의 분들은 여럿이서 이 낙지 맛을 즐기러 와 낙지만 몇십만원 어치를 드시고 갈 정도로 낙지 맛을 알고 낙지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다 합니다.
자리부터 잡고 태안의 별미 박속낙지탕을 주문하니 몇가지 반찬들이 나와줍니다.
반찬맛은 이렇다 할 정도로 특별한 편은 아닌 듯.
그리고 보기에도 멀건 국물에 박속과 약간의 파와 양파, 청양고추가 송송 들어 있는 냄비가 준비됩니다. 끓기 전의 국물을 맛 보면 그다지 특별한 맛이 없으나 일단 끓여낸 후의 국물 맛을 보면 박의 속으로 우려낸 그 시원함으로 기분까지 시원해 집니다. 게다가 청량고추의 칼칼함까지 더하여 입맛이 자극됩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들어가기 싫다고 떼쓰는 낙지들을 사정없이 넣어줍니다. 곧 맑던 국물이 약간 탁한 색을 내고 낙지도 붉은 기운을 띄며 변해줄 때 바로 꺼내 드십니다. 낙지는 오래 익히면 오히려 질겨지니 유의하시고 바로 드시길요.
초고추장보다는 간장소스에 찍어먹으면 그 맛을 느끼시기에 좋을 듯. 연하고 야들거리는 세발낙지는 다소 큰 놈들이었기에 한입에 먹기엔 부담스러워 이렇게 잘라 먹습니다. 몇번 씹지 않아도 쉽게 잘릴 정도로 연하고 부드럽습니다. 낙지를 다 드신 후엔 칼국수나 수제비를 넣어 밀국을 만들어 먹습니다. 밀국낙지란 말은 여기에서 비롯된 듯.
한소쿰 끓여 놓은 후 쫄깃한 수제비 먹는 맛이 꽤 근사합니다. 특히 수제비를 좋아하여 수제비만 넣어 달라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수제비 맛이 좋습니다. 물론 칼국수 맛도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과 어울려 맛납니다.
수제비, 칼국수와 감자를 꺼내 먹는 맛도 좋습니다만. 시원한 맛을 내는 박속도 마치 무우처럼 뜨겁지만 국물때문에 같이 간이 베어버린 이 녀석을 먹는 맛도 근사합니다. 이렇게 다 드시면 박속낙지탕을 제대로 먹어준 것이지요.
박속과 낙지가 한데 섞여 만들어진 박속연포탕의 그 시원한 느낌은 여름철 별미로도 훌륭하겠고, 죽어가는 소도 일으킨다는 낙지로 보양까지 할 수 있으니 꿩먹고 알먹고입니다. 태안 반도에서 즐기는 산낙지는 어느곳에서 즐기는 그 맛보다 더 훌륭합니다.
다음은 삼거리한우식관의 약도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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