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나는세상

[리틀사이공/신사동] 월남쌀국수로 군림했던 식당

mohara 2008. 7. 18. 10:37

캐나다에서의 오랜 생활동안 갖가지 외국의 음식들을 접해 봤습니다. 워낙에 다(多)민족국가라 그랬는지 다양한 문화 뿐 아니라 음식들도 자주 접할 수가 있었는데 그 중 뚜렷하게 그 끝맛 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월남국수였죠. 귀국한 이후로는 그 맛을 찾기 위해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찾은 곳이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리틀사이공이었는데, 원래 월남국수에 가깝도록 충실한 재료들, 맛을 내는 이 집이 그래도 최고라 여겼던 곳이었으나 최근에는 그 색이 많이 바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리틀사이공은 3호선 압구정역 2번 출구로 나와 갤러리아 백화점 방향 버스로 한정거장, 한양파출소 앞 하차, 압구정 맥도날드와 파리바게트 사이 골목에서 첫번째 오른쪽 골목으로 30m 지점에 위치합니다. 삼성 도심공항터미널점도 있습니다.

 

블록 모양의 벽이 내관을 더욱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듯 보입니다. 크진 않지만 깔끔하고 시원스런 내부입니다.

 

메뉴엔 여러 요리들이 있는 듯 한데 뭐니뭐니해도 월남쌀국수만한 것이 없죠. 퍼보(Pho Bo)라는 이름으로 메뉴에 적혀 있는데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되어 식성에 맞게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                                          medium     Large

01. 안심.양지쌀국수                    8,500원    10,000원

02. 안심.양지.차돌쌀국수             9,500원    11,000원

03. 안심.양지.도가니쌀국수          9,500원    11,000원

04. 안심.양지.차돌.도가니쌀국수   10,000원   11,500원

 

이 중 두 번째인 안심.양지.차돌쌀국수를 주문합니다. 하나는 미디엄으로 제 것은 라지 사이즈로 주문합니다.

특유의 향을 내는 고수와 레몬, 매운 맛을 위한 베트남고추가 나오는데 예의 그 고추만큼이나 맵진 않더군요.

 

먼저 퍼보 미디엄(9,500원)의 등장

미디엄의 양은 적당한 듯. 아예 숙주가 넣어 나오는데 싱싱한 숙주가 따로 나와 원하는 대로 넣어 먹는 것이 더 좋을텐데 말입니다. 양지, 차돌, 안심이 국수위에 얹어 나오는데 보통 워낙 얇게 나오는지라 생으로 얹어 져도 금새 뜨거운 국물 때문에 익어 야들야들한 고기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지요. 허나 고기가 너무 두깝게 쓸어져 나와 그 야들야들한 맛을 즐김에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곧 이어 제가 주문한 퍼보 라지 사이즈(11,000원)의 등장입니다.

 

 

 거대한 그릇 만큼이나 라지 사이즈는 정말이지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고기의 양도 푸짐해 이 것 하나면 어떤 음식의 곱배기 못지않은 양입니다. 허나 너무 두껍고 양질이라기엔 퍽퍽한 고기들이 즐기며 먹기엔 다소 버겁기도 한 편입니다. 국물 맛은 진하나 왜 그리도 단 맛이 강하게 나오는지 그 전에 기억했던 훌륭했던 육수맛을 그립게 하더군요. 면은 매우 훌륭한 편입니다.

 

먼저 칠리소스와 호이신 소스를 함께 빈 접시에 뿌려 놓고 거기에 고기를 찍어 드세요.

호이신소스와 칠리소스. 칠리소스가 그 전의 맛이 아닙니다. 소스 맛에서 고추가루 맛이 나는 건 웬걸??? 아무래도 수입한 칠리소스에 다른 재료들이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만~

 

고기를 먼저 찍어 드시고~

 

 매운 맛을 원하시면 베트남고추와 칠리소스를 뿌려 섞어 드세요.

 

 다소 단맛이 강하다는 것, 두꺼운 고기가 약간 아쉬울 뿐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먹을만한 월남쌀국수입니다. 하지만 혜화동의 쌀국수가 은근히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타국생활에서 샐러드롤, 또는 후레쉬롤이라고 해서 주문했던 메뉴가 이 곳에선 고이꾸온으로 나옵니다.

 

 

고이꾸엔(8,000원). 땅콩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고이꾸엔 안의 재료들이 너무 말라있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쉽습니다. 새우도 통통한 채로 넣지않고 얇게 잘라 넣어 새우의 통통함이 씹히는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없어 꽤 아쉽습니다.

 

리틀사이공은 제가 아는 한은 외국서 즐겼던 월남국수 맛을 가장 근접하게 냈던 곳으로 기억하던 곳이었습니다. 다른 집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대의 리틀사이공의 월남국수는 아쉽게도 지금은 그 전의 맛을 느끼기엔 제 입맛이 변해 버린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으나 여전히 국물맛 진하고 면발이 좋은 월남국수임엔 틀림이 없는 듯 싶습니다. 아마도 삼성점을 가서 전에 제가 즐겼던 맛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찾아가 봐야 할 듯 싶기도 합니다.

 

다음은 리틀사이공의 약도 및 전번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