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의 다른 이름은 양조(陽鳥)로 양기의 상징이라 합니다. 옛날에는 신랑의 양기(陽氣)가 가정의 대본이었고 이로 인해 농사가 잘 이루어지고, 아들, 딸 잘 낳아 잘 산다는 예전의 일반적 상식이 양조인 기러기를 신부집에 가져 오므로써 신랑의 남성을 증명하려 했던 것이라죠. 하여간 기러기고기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나 다른 어떤 고기류 보다도 영양이 풍부해(꿩과 비슷하답니다) 보양식 별미로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기러기백숙을 주문하시면 고기, 칼국수, 죽과 만두를 즐기실 수 있답니다.
신분준 할머니 기러기 칼국수는 홍성과 예산 사이 예산운전면허장으로 가는 길의 반대편으로 가다보면 나온답니다.
내부
지나가면서 부엌 안을 살펴봤는데 깔끔하게 정리하고 유지하는 듯 상당히 깨끗해 보이더군요.
지난번 와서는 왕만두와 칼국수를 즐겼으므로 이번엔 기러기백숙을 즐겨보기로 합니다.
기러기백숙은 육수 안에 기러기고기가 담겨 나와 끓인 뒤 고기를 먹고난 후 그 육수에
칼국수를 넣고 칼국수를 즐긴 뒤, 밥과 야채를 넣어 죽을 끓여 먹는 방식이랍니다.
몇 가지 반찬들이 나오는데 상큼하고 김치가 특히 맛나더랍니다.
고추장도 집에서 만든 듯 맛이 좋고 김치와 백김치 맛이 훌륭하답니다.
곧 기러기백숙의 등장입니다. 사이즈는 2인용인 소(24,000원)입니다.
육수에 기러기 고기를 알맞은 크기로 찢어 담아 놓았고 그 위에 파를 올렸네요.
백숙이 끓어가고 끓기 시작하면 꺼내 드시면 되겠네요.(이미 고기는 익혀 나온 답니다.)
수분, 단백질, 회분은 다른 고기들과 비슷하게 들어있고 지방은 다른 고기들에 비해 현저히 낮고(꿩과 비슷) 철은 다소 많이 들은 편이며 칼슘과 인이 특히 다른 육류에 비해 크게 많이 들어있는 편으로 육류 영양의 보고라고 봐도 될 듯 싶네요.
살이 쫙쫙~ 찢어지는 것이 흡사 꿩고기를 연상케 하는데 지방이 낮아서인지 담백한 맛을 낸답니다.
연하긴 하나 다소 질긴 맛도 있는데 싶은데 소스에 찍어 먹으니 매우 맛이 좋습니다.
다리뼈가 하나 들어있는데 그 크기가 상당합니다. 기러기는 3월부터 10까지 사흘에 두 번 알을 낳으며 1백일 정도 키우면 성조가 되는데 몸무게가 보통 5~7kg정도까지 나간다고 합니다. 닭이나 오리보다 23배의 크기로 오리보다 연하고 쇠고기 보다는 질기다는 느낌이 드는데 기름기가 전혀 없고 냄새가 나지않아 고기가 쉽게 질리지 않는 답니다. 한 마리에 5~6명이 즐길 수 있는 분량이라니 다리뼈가 이 정도 큰 것도 이해가 가는군요.
고기를 웬만큼 드셨다면 육수를 더 부어주시고 육수가 끓기를 기다려 칼국수를 넣어주면 되겠습니다.
육수는 매운 것이 좋다고 하자 얼큰한 맛을 내도록 다대기를 넣어 이렇듯 빨간 국물이 되었네요.
면이 얇은 편이라 오래도록 끓일 필요는 없지만 두터운 수제 칼국수를 선호하는 제겐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은 편이네요.
고기 양이 많은 편이라 칼국수를 먹을 때까지 남이있네요.
기러기백숙을 주문하면 또한 등장하는 맛보기 왕군만두입니다.
만두 속은 그야말로 담백함이 일품입니다만 지난번과는 달리 다소 눅눅한 감이 느껴지네요. 아무래도 사진 찍기에 열중하느라 뜨끈할 때 먹지 못한 것이 이렇게 눅눅한 감을 느껴지도록 만들었나 보네요.
사실 만두 맛을 보기 위해 찐만두를 주문 했었는데 맛보기로 군만두가 나오는 줄 몰랐답니다.
큰 왕만두가 6개 나오는군요.
군만두 맛도 좋지만 찐 만두 맛이 더 일품인 듯 합니다. 그 담백한 맛이 꽤 인상적이랍니다.
기러기 고기의 담백함에 야채가 고루 들어간 만두 속이 그 맛을 더하는것 같습니다.
다시 기러기 칼국수로 돌아가서~ 칼국수를 다 드셨다면 여기에 죽을 만들어 드세요~
밥 한 공기에 파, 버섯에 들깨 가루까지 넣고 국물이 자작해지고 눌러 붙지 않도록 잠시 저어주면
죽이 완성이 된답니다. 이미 배가 불러 공기밥 하나로 만든 죽은 많은 상태이나 양이 많으신 분들은
두 공기도 시도해 볼만 하겠습니다.
들깨가루 덕인지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향기롭습니다. 두 공기로 만들었다 한들 못 해치웠을까요?
결론 한방에서는 양기에 좋다는 뜻으로 "양조" 또는 보양의 "왕조"로 부를 만큼 갖은 영양분을 지닌 육류로 그 효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쓰임이 많지 않은 덕에 국내에서 기러기 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죠~ 담백하고 지방도 적어 건강 별미로도 각광을 받을 수 있겠으나 그러한 음식들이 주는 고정관념, 즉 냄새가 난다거나 맛이 별나다거나 하는 것은 기우(杞憂)일 뿐 이고 오히려 그 맛이 뛰어나니 좋은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 드셔 보시기를 바랍니다. 예산 신분준 할머니의 기러기칼국수 집은 서비스와 친절함도 맛을 더 해주는 양념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다음은 기러기칼국수의 전번 및 약도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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