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운동을 하다 문득 식욕이 마구 돌아 무얼 먹을까 생각하다 충남 삽교의 장날에만 열린다는 소머리국밥집이 떠올랐다. 그래서 씻고나서 바로 삽교로 출발했다. 해장국, 소머리국밥 하면 이 집만한 곳이 없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는 집이다.
그래서 따근따끈한 포스팅을 하나 올린다. 2시간 전 11시에 아침 겸 점심으로 이 집에서 국밥을 먹었는데 역시나 국물은 이 집 쫓아올 곳이 없다.
11. 한일식당
이 집은 이곳 현지인에 의해 알게 된 집이다. 처음엔 외부인들이 몰랐던 곳으로 차츰 소문이 꼬리를 물어 지금은 먼 곳에서도 날짜에 맞춰 찾아오곤 한단다. 삽교의 장날(2,7,12,17,22,27)과 그 전날(1,6,11,16,21,26)에만 문을 여는 집인데 몇 년전 처음 갔을 때는 국밥 안에 고기가 너무 많아 속이 든든해 지는건 물론이고 막걸리 한 병이라도 곁들여 안주로 삼고싶을 정도다.
지금은 가격이 올라 6천원에 육박하는데 (아무래도 너무나도 알려진 모양이다) 국물이 너무나도 예술이다.
물론 내용물이 실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예전엔 고기가 거의 뚝배기 안에 꽉 차있었는데 그 때 와 봤더라면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2008년 6월 포스팅에 이 집을 처음 소개했으니 그 소개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아무래도 후추를 너무 많이 뿌렸나 보다. 아니, 사실은 후추통을 잘 못 뿌리는 바람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이렇게 후추가 많이 보인다. 소머리국밥, 즉 특수부위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우설도 있고 소머리의 갖은 고기 부위들이 많이 들어있어 이런 류를 잘 못 드시는 분들이라면 근처 덕산의 해장국 집을 찾길 바란다. 아니면 옆의 동행에게 고기는 다 건져내어주고 국밥만 즐겨도 이 집은 본전은 뽑은 것이나 매 한가지다. 왜냐구? 그만큼 국물이 맛이 좋다는 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아 둬야 할게 있다
오늘도 국밥을 먹고 있는데 옆의 자리에 두 명이 오더니 주인장 들릴세라 작게 말한다.
"오늘은 국물이 별로야, 그치? 것봐 오늘은 별로라고 했잖아".
난 오랜만에 와서 너무나도 만족스럽게 국밥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그런 소리를 하고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장 날 전날 시작하는 이 집은 장날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온다. 그 이유는 잡은 소를 가져와 장 전날 문을 열기 전에 열심히 끓여대고 국물 맛도 자연히 처음 우러낸 그 국물이 맛이 진하고 좋기 때문이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이야 모를지 몰라도, 이 주변 분들은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웬만하면 삽교 장날 전날에 오려고 하지만 쉽지않다.
그러니 이 글을 접하고 멀리서 찾아가려면 삽교 장날 전날에 가보길 바란다. 아침 일찍 찾아가더라도 막걸리가 은근히 생각나는 이유는 국밥 맛에 있다. 그래서 나도 가끔은....ㅋㅋ
한일식당 (041-338-2654) 충남 예산군 삽교읍 두리4구 (시장내) 영입시간 (오전 9시 ~ 오후 8시) 문은 삽교장날과 그 전날에만 연다. 주차는 주변 아무곳에나 대면 된다. |
얼마전 홍대의 겐지라는 한 이자까야 전문점이 예약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린 적이 있었다. 최근 지인들과 함께 겐지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이젠 그 인기도 식지 않았을 까 싶었고, 또 누군가가 전 같지 않다고 해서 사실 이번 방문이 내키지가 않았다. 그곳을 가는 길에도 내심 그간 얼마나 변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이 형편 없어졌을까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간만의 방문인데도 여전히 괜찮았던 것이다.
12. 겐지
이 곳을 얘기 하자면 "사시미 모리아와세"라는 안주를 빼 놓을 수 없다. 바로 사시미 모듬인데 기본 3만원(3인용)의 사시미모듬이 그렇게 잘 나올 수가 없다. 그 이후로 여러 사람들이 홍대 주변에 이곳과 닮은 이자까야를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아무리해도 이 곳을 뛰어 넘는 곳은 고사하고 비슷하게도 낼 수 있는 곳은 전무하더라. 나도 처음에만 이렇고(사람을 끌기위해) 곧 달라지겠지...하는 생각에 이번 방문을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것인데, 여전히 아름답더라. 특히 사시미모리아와세가~
장식을 하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물론 그 안 사시미 모듬은 그만큼 맛도 뛰어나다.
그리고 나가사끼짬뽕 맛도 괜찮은 편이다. 물론 츠키지에 비하면 별로라지만 가격을 비교해 봐라.
이 곳은 정말로 변할 줄 알았던 곳이다. 홍대라는 주변 특성상 가게를 빌린 곳이라면 그 렌트비가 장난이 아닐 것이다. 물론 장사가 잘되어 사람이 많다면야 가능하겠지만 이런 좋은 맛을 내며, 장식에서도 양에서도 만족시키려면 적잖이 고민되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안주를 낸다는 것이 말이다. 가게 특성상 가격이 올라가거나 안주가 빈약해지지 않나 싶었는데 이 집은 변하지 않더라.
앞으로 이런 집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만간 겐지를 한번 더 들러줄 생각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겐지 (02-333-8353)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10-5 영업시간 (오후 5시 ~ 오전 2시) 주차는 홍대다. 알아서 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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