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집백서

11. 맛집백서 (산채촌) 마루밑 아리에티 (미야자끼하야오)

mohara 2010. 9. 10. 15:15

내겐 9월은 잔인한 달. 일년 중 매우 바쁜 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말에도 일하느라 바쁜 나. 하지만 먹거리와 보고싶은 영화는 놓치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하여 약간 무리는 되지만 아침에 시간내어 영화를 보러갔다. 보고싶던 영화는 마루밑 아리에티.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끼 하야오 작품은 놓치지 않고 봐왔기 때문에 상영 이전부터 기다리다 목요일 첫 상영일에 온 것이다. 영화는 어땠냐구? 전작인 벼랑위에 포뇨 보다 더 실망스러웠다.

 

21. 더부살이 아리에티

원래 타이틀은 더부살이 아리에티. 사람들과 가까이 살며 그들로부터 빌려서 살기 때문에 이러한 제목을 붙였나 보다.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인들은 필수품들을 몰래 사람들에게 빌려와 그것으로 생활을 이어간다. 예전엔 이 보단 많았으나 점점 그 수가 줄고있고 아리에티 가족 말고 누가 있는지 모르고 살고 있는 그들이다. 인간에게 들키는 날이면 그곳을 떠나는게 철칙인 그들에게 어느날 주인공인 14살의 아리에티가 그 집의 12살 소년에게 들키고 말았다.

 

 기획. 제작은 미야자끼 하야오. 정작 감독은 따로 있더라.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이 날도 휴지와 설탕이 떨어졌다 하여 인간에게 빌리러 갔다가 기다리고 있던 소년에게 들키고 어렵게 구한 설탕 마저 떨어 뜨리고 돌아와 상심이 큰 아리에티.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인간에게 들켜 이사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12살 인간 소년인 쇼우는 이들을 보호하려 하지만 그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는 낌새를 눈치채고 작은 도둑들이라 부르며 잡으려고 하는데 이 영화의 유일한 악인이라고 볼 수 있다.

 

 

 

천신만고 끝에 인간 소년과 소인 소녀가 힘을 합해 위험에서 벗어나지만 이별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어려서부터 심장병으로 고생을 해왔던 소년은 모레 대수술을 앞둔 상황에서 희망을 져버린 상태였으나 아리에티를 보며 꿈틀대는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 아닌가 싶다.

 

 

 

영화는 그냥 물 흐르듯 잔잔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느낌이어서 큰 재미를 느끼기에 어려웠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까진 좀 달라졌지만 큰 재미를 느꼈었는데 벼랑위의 포뇨부터는 실망이 되더니, 아리에티는 더 실망스러웠다. 우선 일산 CGV에선 첫 상영인데도 불구하고 뭐가 잘못되었는지 떨리는 화면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래서 떨리는 화면을 고쳐달라 그랬지만 원래 그런 것이라 어떻게 할 수 없단다. 본래 아름다운 영상과 섬세한 배경을 주목해 보라는 말을 들었지만  유난히 흐릿한 화면에 떨리기 까지 하니 멋진 배경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다른 극장에서 디지탈로 볼 수 있다면 그곳에서 보시기를 권한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보며 참 인상깊었던 것이 있다. 컴컴하고 비어있는 부엌이나 방을 돌며 빌리러 가는 데 이쪽 저쪽에서 들리는 섬세하고 유난히 다르게 들리는 괘종시계의 소리 라던지 물건들의 소리가 마치 내가 소인인 것처럼 독특하고 크게 들리는데 꽤 신기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 거의 영화의 도입부였는데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약한 내용은 아무래도 끝까지 뭔가를 기다린 관객들에겐 맥이 빠지게 만들수 밖에 없었던 것 같더라. 2년이나 기다렸는데 매우 매우 아쉬웠다.

 

22. 산채촌

영화를 보고나서 오랜만에 스파게티나 상큼한 샐러드피자가 먹고 싶었지만 8시40분에 시작한 영화는 10시30분이란 이른 시간에 끝나버리고 주변 웨스턴돔 안에는 갈데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풍동 애니골까지 갔건만 딱히 가고 싶은데가 눈에 띄지않아 이날 따라 유난히 내키지 않았던 비빔밥 집에 가게 되었다. 그냥 이날은 비빔밥이 땡기지 않아서 였을거다.

 

산채정식(8,000원)이다. 비빔밥 말고도 도토리묵 무침과 부침개, 여러 반찬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후식으로 나오는 구운 감자가 가장 인상에 깊었다. 식사후 구운감자와 담소를 나누기에 좋아 주변 아주머니들께 인기가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산채촌은 대화동 인제 백병원 뒤 골목 안으로 주욱~ 직진해 들어가다보면 나온다.

 

 

저희 일행은 산채정식을 주문 했습니다. 우선은 호박죽과 열무김치가 에피타이저로 나와줍니다.

 

열무는 좀 시원하게 나왔으면 좋았을테고 호박죽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나 달지않게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몇가지 반찬들이 나와주지만 사실 인상깊은 찬이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리고 부침개도 나와주더라.

 조금 더 바삭했으면....

 

그리고 도토리묵이 푸짐하게 나와준다.

 

 

 푸짐하게 나와줘 좋긴한데 농도가 더 진해 씁쓸한 맛 까지 느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향으로 느끼는 풍미는 좀 적은 듯 했고 양념은 감칠맛이 부족한 듯 싶어 안타까웠다. 하지만 대체적으론 괜찮다.

 

그리고 비빔밥 용으로 나오는 나물이다.

 

 대략 10여 가지나 나오는 나물이 꽤 푸짐한 편이다. 위 나물은 두 사람용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나무 사발에 밥이 담겨나오는데 이 또한 푸짐한 편이다. 그런데....이 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보리밥을 사용하시길 바란다면 나 만의 욕심일까? 그렇지 않다면 좀 부슬부슬하게 밥이 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밥 위에 갖은 나물들을 차곡차곡 이쁘게 올려 놓은 다음에 참기름과 고추장을 올렸다.

 

 

 

물론 된장찌개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약간 얼큰한 된장찌개가 비빔밥과 물론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그냥 저냥 보통 수준의 비빔밥이었던 것 같았다. 비빔밥을 그리 선호하지 않은 내겐 깊은 인상을 주진 못했다.

그래도 정식을 즐기고 난 후 나온 구운감자 후식은 꽤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빨리 식사를 끝내고 가라는 것 같자 않아 좋았고 구운감자 맛도 매우 좋더라.

 

  

 

 산채촌 (031-911-4387)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275

이 근처 식당은 주차하기가 매우 힘든 편이다.

그래도 이 집은 따로 주차용지가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