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라의 맛집백서

17. 맛집백서 (한일식당,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mohara 2010. 12. 2. 12:41

초심을 잃는다? 묻혀있는 맛집이 세상에 알려지면 아무래도 그대로 유지되기란 어려운 일일까? 꼭 꼭 묻힌 집을 세상에 소개하고 사람이 많아지고 아무래도 그 전과 달라지면 괜한 소개를 한 것일까~하고 후회도 된다. 바로 삽교의 소머리국밥집인 한일식당이 그런 정도로 소중한 곳인데, 물론 내가 아니더라도 입소문에 늘 손님이 북적거리는 집이지만 어제 다녀온 이후 약간의 걱정이 따른다. 변해가는 조짐이 보여서 일까? 하여간 맛이라도 그대로 유지되어야 할텐데....

 

31. 한일식당

현지인에 의해 2년 반 전에 알게 된, 장날과 그 전 날에만 여는 국밥집으로 이 집만큼 맛있는 국밥은 다른 곳에서 먹어 본적이 없다. 뚝배기 안에 밥이 말아져 나오고 고기와 머리의 각 부위들이 잔뜩 담겨 나오는데 거의 고기반, 밥과 국물 반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물론 지금은 고기의 양이 줄어든 감도 있지만 많이 담아달라고 하면 넘칠만큼 더 담아주는 곳이다. 그리고 고기도 그렇지만 이 국물이 가히 일품이다. 이 집 만큼의 그윽한 국물 맛을 내는 집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어제 다녀온 한일식당은 충남 삽교읍 시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고 언급한 것처럼 장날과 전날에만 연다. 이곳의 장은 매 2일과 7일에 5일장으로 열린다. 어젠 장날 전 날로 장이 서는 날보단 그 전 날의 국물이 잘 우러나 있다고 알려져 어제 찾은 것이다. 왜인진 모르지만 이 곳 분들도 장 전 날의 국밥을 더 즐긴다고 말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오랜만의 한일식당 방문이었고 아주 만족스럽게 국밥을 즐겼다. 국밥은 한 그릇에 6천원. 밥이 아닌 국수가 말아진 국수는 4천원이다. 어찌보면 국수를 즐기고 공기밥 하나를 주문 해 먹으면 그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그리고 하나를 포장하려 주문을 했다. 지금부터가 이 글에서 초심을 운운하는 부분이 되겠는데...만원 이상이라야 포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헉~ 이런 적이 없었는데..

 

그래서 먹던 국밥을 마무리 하면서 생각했다. 그저 위생비닐이 아니라 포장용기를 쓰기 시작해 그런걸까? 하지만 역시나 전에 포장을 하던대로 불투명한 비닐봉지에 국물과 고기를 넣고 매듭을 지은 후 까만봉지에 담아주는 것 뿐이다. 물론 한 릇 보단 양이 많은 듯한데 두 그릇에 못미치는 고기와 국물의 양이다. 물론 실망도 함께 따랐다. 이럴 바엔 그저 두 그릇을 포장해 달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그런데 한 그릇을 포장 하시던 다른 아주머니가 다시 물어 보더라, 한 그릇인지 두 그릇인지....아마도 워낙에 동네장사가 많으니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들이 많으리라.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기면 한그릇 만을 그냥 싸 주실 듯 싶다.

 

물론 맛은 그대로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만....이런 식으로 돈에서부터 양에서부터 시작, 결국 고기의 양도 줄고(사실 2년 전의 고기 양에 비하면 많이 덜한 편이다.) 그러다보면 맛도 변하기 십상이더라.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길 바라는 소중한 집이라 오늘 아침부터 이런 글이 써지는가 보나.

 

1만원 짜리 한일식당 국밥의 포장을 냄비에 덜었다.

 

 

 

집에 갖고와서 끓여도 역시 그 맛은 그대로다. 다만 맛있었던 깍두기를 즐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도 부엌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있는, 국밥이 들어있는 냄비를 생각하니 왜 이리 뿌듯한지 모르겠다.

정말 이대로 유지되길 갈망하는 맛집 중의 하나이다.

 

 

 한일식당 041-338-2654

충남 예산군 삽교읍 두리4구(시장내)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주차가능, 카드사용

 

 

 

 

 

 

32.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Bernini)

지난 주말 일산 코스트코에 다녀왔다. 코스트코는 캐나다 유학시절부터 줄곧 다녔던 대형마트인데 가격이 저렴하지만 대형으로 사야한다는 것이 안습이다. 물론 연회비가 무담이 돼 연회비가 없었던 홀세일(Wholesale)에 더 자주 다니기도 했다. 어쨋든 품목들은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불만이기도 한데, 눈여겨 봐뒀던 스파클링 와인이 있어 구매해 왔다. 가격은 340ml 6병에 2만원이다.

시음회를 하길래 맛을 보곤 샀다.

 

와인이라 하기엔 탄산의 시원함이 두드러져 맥주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와인의 분위기보단 맥주의 분위기를 더 닮은듯도 싶다. 하여간 누구든 좋아할 만한 맛이라 이렇게 소개를 해본다.

 

 

여름에 맥주를 즐기며 좋아하는 맛이 더위를 참아가며 샤워를 한 후에 첫번째로 들이키는 맥주의 청량감이다.

워낙에 목이 말라있던지라 시원한 맥주 한병이 한 모금에 다 사라져버리기 일수인데, 이 버니니를 마시는 기분이 그런 기분이다. 5도씨의 알코올이라 부담도 없고 한 입에 다 마셔버리지만 이도 와인인지라 속에서 후끈 오르는 열기는 맥주는 비할바가 못된다.

 

간단한 양념을 준비했다. 역시나 코스트코에서 준비해 온 닭강정과 떡갈비

 

닭강정 보단 떡갈비가 나은 듯 싶다.

 

아카시아 꽃의 진한 향이 나고 톡 쏘는 청량감이 최고이다. 맥주처럼 마시기 쉬워 여성분들 자칫 취하기 쉬운 술이다. 하지만 단 맛이 과한 까닭에 나 같이 단 맛 별로라 하는 분들은 그리 많이 마시기는 힘들 듯도 싶다. 그래서 난 다른 와인을 땄다.

얼마전 아는동생 녀석이 놀러오며 사 가지고 온 프랑스산 '슈발 누아르'

쌉살한 맛 보다는 좀 밍밍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기는 어려울 듯 싶다.

 

이 녀석 같이 사가지고 온 브리치즈

 

프랑스를 대표하는 치즈로 프랑스의 le-de-France라는 지역에서 유래했고 흰색의 곰팡이가 표면을 덮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와인과 애주 잘 어울리기 때문에 와인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치즈이다. 

 

 오늘 밤에 달려줄까나...? 이 와인이 반 정도 남아있고 맛난 사케도 사왔는데....ㅎㅎ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